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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감을 거절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어느 일요일
일요일 밤 9시, 마야는 이미 네 번이나 읽었지만 한 문장도 제대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후원 기관의 지침서를 노려보고 있다. 그녀는 소규모 비영리단체를 위해 보조금 제안서를 쓰는 일을 한다. 혼자, 팀 없이. 그리고 이 일을 잘한다. 그게 문제다. 일정이 꽉 찼고, 새 고객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는 곧 모든 프리랜서가 두려워하는 그 문장을 이메일로 보내려던 참이다. “지금은 여유가 없습니다.” 그녀는 이번 분기에 세 건의 프로젝트를 거절했다. 일을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일을 시작하기 전 단계, 즉 리서치와 텅 빈 첫 초안이 그녀에게 없는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야는 특정한 실존 인물이 아니라 여러 사례를 합쳐 만든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녀가 겪는 병목 현상은 거의 모든 1인 서비스 제공자가 공감할 만한 것이다. 작지만 치밀하게 짜인 AI 활용 체계가 어떻게 그녀를 일감을 거절하던 처지에서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처지로 바꿔놓았는지 살펴보자.
시간이 실제로 어디로 새고 있었나
마야가 솔직하게 시간을 재보니, 글쓰기 자체는 한 번도 느린 부분이 아니었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정해지고 나면 제안서 한 편을 쓰는 데는 네 시간 정도면 됐다.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가 열두 시간이었다. 새로운 보조금 건마다 촘촘한 후원 기관 지침을 읽고, 비영리단체의 오래된 보고서와 과거 신청서를 파헤치고, 그런 다음 산더미 같은 메모를 첫 문단으로 바꾸려고 빈 페이지 앞에 앉아 씨름해야 했다. 글쓰기가 아니라 리서치와 빈 페이지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고객 수의 한계였다.
그녀는 뻔한 해결책인 템플릿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재활용한 제안서는 재활용한 티가 나기 마련이고, 후원 기관들은 그걸 눈치챈다. 그녀의 성공률은 각 신청서가 바로 그 프로그램만을 위해 쓰인 것처럼 느껴지는지에 달려 있었다. 템플릿은 시간을 아껴주는 바로 그 지점에서 오히려 돈을 잃게 만들었다. 그녀에게 필요한 건 목소리를 밋밋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고된 작업 속도만 높여줄 무언가였다.
계산법을 바꿔놓은 체계
마야는 두 단계로 이루어진 체계를 만들었는데, 어느 쪽도 복사하고 붙여넣고 명확한 지시문을 쓰는 것 이상의 기술은 필요하지 않았다.
첫 번째 단계는 리서치 종합이었다. 그녀는 Google의 NotebookLM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문서를 업로드하면 열린 인터넷이 아니라 그 자료들에서만 답을 찾아 질문에 답해주는 도구다. 여기에 후원 기관의 지침서, 고객 단체의 연례 보고서, 그리고 이전에 성공했던 고객의 제안서 두 건을 넣었다. 모든 걸 네 번씩 읽는 대신 직접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후원 기관이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비영리단체가 측정 가능한 성과를 보여준 지점은 어디인가, 우리를 탈락시킬 수 있는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답변이 오직 업로드한 파일에서만 나왔기 때문에 실제 문서에 근거를 두고 있었고, 각 답변은 정확한 해당 구절로 다시 연결되어 검증할 수 있었다. 이 도구에 관해서는 NotebookLM은 1인 사업자에게 없었던 바로 그 리서치 비서다라는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룬 적이 있는데, 마야가 이 도구를 쓰는 방식이 바로 그 주장을 실제로 보여주는 사례다.
두 번째 단계는 빈 페이지였다. 리서치 메모를 손에 쥔 채로, 그녀는 Claude를 이용해 정리된 개요를 거친 첫 초안으로 바꿨다. “보조금 제안서를 써줘”라고 요청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게 하면 밍밍하고 뻔한 글만 나온다. 대신 실제 메모와 후원 기관의 우선순위, 고객 단체의 실제 수치를 넣어준 다음, 각 섹션의 초안을 담백하고 구체적인 어조로 한 번 써달라고 요청했다. 돌아온 결과물은 바로 보낼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뼈대가 제자리에 잡힌 초안, 하나의 골격이었는데, 이는 예전이라면 처음부터 만드는 데 세 시간이 걸렸을 바로 그것이었다. 그녀가 ChatGPT를 선호하는 날에는 거기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어떤 도구를 쓰느냐보다 실제 자료를 넣어주는 습관이 더 중요했다.
이 변화가 실제로 만들어낸 결과
숫자는 중요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마야는 근무 시간을 늘리지 않고도 편안하게 감당하던 월 3건에서 5건으로 제안서 작성 건수를 늘렸다. 제안서 한 건당 열두 시간이던 사전 작업 시간은 대략 다섯 시간으로 줄었다. 그녀의 가장 느린 두 단계였던 읽기와 빈 페이지 채우기에 이제 도움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보된 여력 덕분에 그녀는 예전 같으면 돌려보냈을 고객들에게 좋다고 답할 수 있게 됐다.
더 조용한 성과는 품질이었다. 기계적인 부분이 빨라진 덕분에 그녀는 남은 시간의 더 많은 부분을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부분, 즉 서사와 프레이밍, 이 비영리단체가 왜 이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에 쏟을 수 있었다. 그녀의 초안은 덜 맞춤화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맞춤화됐는데, 이는 템플릿 시대가 그녀에게 남긴 결과와 정반대였다. 일요일 저녁도 되찾았는데, 이는 우리가 계속해서 목격해온 패턴이다. 가장 최근에는 한 1인 여행 어드바이저가 리서치를 AI에게 맡겼을 때도 저녁 시간을 되찾은 바 있다.
마야의 체계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세 가지 교훈은 보조금 제안서 작성을 넘어 거의 모든 1인 서비스 사업에도 통한다.
- 무엇이든 자동화하기 전에 진짜 병목 지점을 찾자. 마야의 경우 글쓰기가 아니라 리서치와 빈 페이지였다. 일주일 동안 솔직하게 시간을 재보자. 두려워하는 그 단계가 대체로 위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단계이며, 처음 짐작했던 단계인 경우는 드물다.
- AI에게는 막연한 요청이 아니라 실제 자료를 넣어주자. 흔해빠진 결과물과 쓸모 있는 초안의 차이는 무엇을 입력하느냐의 품질에서 갈린다. 진짜 메모, 진짜 수치, 진짜 지침 말이다. 도구의 성능은 딱 브리핑만큼만 좋다. 이 점은 프롬프트를 다루는 첫 시간에 더 나은 지시문 쓰는 법을 다룬 가이드에서도 강조한 바 있다.
- 자신만의 몫은 지키자. 마야는 고된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판단력과 목소리, 고객과의 관계는 스스로 지켰다. 그 경계선 덕분에 그녀의 작업물은 밋밋해지는 대신 더 나아졌다. 하나의 원본에서 여러 결과물이 나온다는 같은 논리가 블로그 글 하나를 일주일 치 콘텐츠로 바꾸는 것을 다룬 글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마야와 똑같은 도구나 똑같은 업종이 필요한 게 아니다. 필요한 건 그녀의 방식이다. 느린 단계에 이름을 붙이고, 그중 기계적인 부분을 진짜로 상세한 브리핑과 함께 AI에게 맡긴 뒤, 절약한 시간을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다시 쏟아붓는 것이다.
당신의 한 주 속에 숨어 있는 그 열두 시간짜리 단계는 무엇인가? 댓글로 알려주면 AI의 도움이 가장 크게 작용할 지점을 제안해드리겠다.



